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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박수열선임기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극대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으로 돈이 몰리며, 시중은행의 골드바와 골드뱅킹 판매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포모(FOMO, 유행에 뒤처지는 두려움)' 심리를 보이며 공격적으로 금을 매수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골드바 판매를 중단할 정도로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차익을 노린 무리한 안전자산 매수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의 5~10%를 금이나 달러 같은 안전자산으로 장기적으로 분할 보유하는 것이 권장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2월 1~13일 골드바 판매액은 총 406억34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동기 대비 3배, 전년 동기 대비 20배에 달하는 수치다.

국제 금 가격이 치솟으면서 골드바의 주요 공급처인 한국조폐공사가 은행들에 대한 골드바 공급을 잠정 중단하자, 판매량은 더욱 증가했다. 현재 골드바 100g짜리 한 개 가격은 약 1,500만원, 1kg짜리는 약 1억6,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골드바 구매 문의가 폭증해 배송까지 최소 2주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은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은 가격이 횡보세를 보이다가 최근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2월 1~13일 KB국민, 신한, 우리, NH농협은행의 실버바 판매액은 총 5억2,889만원으로, 전월 동기 대비 1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실버바 판매액이 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투자 열기가 상당한 수준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실물 금과 은의 원활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폐공사의 골드바 공급 중단 이후 한국금거래소, 삼성금거래소 등 다른 공급처를 통해 조달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2일 골드바 판매를 전격 중단한 데 이어 17일부터 실버바 판매도 중단할 예정이다. 17일부터 1kg짜리 골드바 판매를 재개하지만, 배송까지 약 5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LS MnM에서 공급받아 자체 제작한 10g, 100g, 1kg 골드바를 판매 중이며, 하나은행은 한국금거래소의 1kg 골드바만 취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4일부터 모든 골드바 및 실버바 판매를 중단했으며, NH농협은행은 한국금거래소 및 삼성금거래소를 통해 골드바를 공급받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다음 달 말쯤이면 공급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금과 은에 대한 투자 수요가 지속될 경우, 공급 부족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수열 부장 / 선임기자 산업경제부 e문화뉴스 기사제보: dudiur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