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증가, 제주 여행 하락...항공편 감소와 경쟁력 약화 우려

윤영민 승인 2025.01.23 15:33 의견 0
< 아시아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 / 연합뉴스 >

[e문화뉴스-윤영민 선임기자] 지난해 한국인의 일본 여행이 급증한 반면, 제주 여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항공사들이 항공편을 국제선에 우선 배치하면서 국내선 항공편 감소, 가격 상승 등으로 제주 여행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187만 명으로, 2023년(1266만 명) 대비 6.2%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2.4% 감소한 수치다. 반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전년 대비 26.7% 증가한 882만 명으로, 전체 외국인 방문객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방일 한국인은 무려 57.9%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여행 수요 급증의 원인으로 엔화 약세(엔저)와 해외여행 수요의 증가를 꼽았다. 특히 엔저로 인해 여행 경비 부담이 줄어들면서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을 확대하고, 다양한 상품을 통해 모객 활동을 강화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행 수요가 늘어나자 저비용 항공사(LCC)뿐 아니라 대형 항공사(FSC)까지 일본 노선을 확장하며 가격 경쟁을 벌였다"며 "이는 비교적 저렴한 항공편 이용이 가능해진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국내 항공사들은 동계 항공 스케줄에 맞춰 일본 노선 항공편을 대거 확대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2024년 일본행 항공편은 2023년(10만 8303편) 대비 26% 증가한 13만 6506편으로 집계됐다.

반면, 제주행 국내선 항공편은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자료에 따르면 작년 제주행 항공편은 15만 6533편으로 2023년(16만 1632편) 대비 3.2% 줄었다. 항공편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관광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편 감소로 좌석 수가 줄어들면 항공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전체 여행 경비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국내 여행 항공료가 높게 책정될 경우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 여행지와 비교해 더 저렴한 곳으로 여행 계획을 변경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특히 지난해는 "그 돈이면 일본 간다"는 반응이 많았다. 국내 여행 경비가 급등한 반면, 일본 여행 경비는 엔저 효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항공권 가격이 비슷하거나 일본행이 더 저렴하다는 인식은 국내 여행 수요를 더욱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여행의 경우, 여행 비용이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항공편 감소와 가격 상승은 관광업계에 악순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 여행의 회복을 위해 항공편 증설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윤영민 선임기자 / 정치사회부 / e문화뉴스 news@emunwha.com

저작권자 ⓒ e문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