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 / 본인 인스타그램 >


지난해 9월 사망한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유족은 MBC가 제안한 진상조사위원회 참여를 거절했다. 유족들은 MBC가 사건을 은폐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하며,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들이 이를 부인하고, 회사도 사건을 덮으려는 상황에서 셀프 진상조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6일, 오씨의 유족은 “MBC가 사건을 중하게 여겼다면 처음부터 유족에게 연락을 했을 것”이라며 “지금 와서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여하라는 것은 구색 맞추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유족은 또한, MBC가 첫 입장문에서 '프리랜서인 오요안나'라고 언급한 것을 문제 삼으며, "이 표현은 회사가 오씨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족은 "이번 사건을 통해 사회에서 고립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죽음에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씨는 지난 2021년 MBC에 입사했으며, 지난해 9월 사망했다. 그녀의 사망을 둘러싸고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12월, 유서 내용이 보도되면서부터다. 당시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하며, 법무법인 혜명의 채양희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외부 위원으로 법무법인 바른의 정인진 변호사를 위촉했다.

오씨의 지인들은 그녀가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고등학교 친구 B씨는 오씨가 종종 직장에서의 괴롭힘에 대해 하소연했다고 밝혔다. "선배들에게 '네가 뭔데 그렇게 잘 나가냐'는 등의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들은 오씨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항상 죄송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고 전했다.

오씨는 또한 장애를 가진 후배들에게도 따뜻한 언니로 기억된다. 대학 시절 장애인 도우미로 활동했던 후배 C씨는 “오씨가 졸업 후에도 자신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사망 직전까지도 만남을 기약했다”고 말했다. C씨는 오씨가 자신에게 "억울한 채로 있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며 조언을 해주었다고 회상했다.

오씨는 자신의 힘든 직장 생활을 비추어 후배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조언은 그녀가 스스로에게도 필요했던 말이었을지 모른다고 후배는 덧붙였다.한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오씨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서울서부지청에 사실관계를 면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으며, 경찰도 현재 내사를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며,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박수열 부장 / 선임기자 산업경제부 e문화뉴스 기사제보: dudiur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