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윤영민 선임기자] 보건복지부가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자신하며 기대를 걸었던 전공의 모집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모집 기한을 긴급 연장하는 조치를 내렸다. 전공의 모집 기한은 당초 17일 오후 5시 마감 예정이었으나, 이날 마감을 불과 5분 앞둔 오후 4시 55분, 보건복지부 수련평가위원회는 전국 수련병원에 모집 기간을 19일까지 연장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번 결정은 정부가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기 위해 수련 특례와 병역 입영 연기 등의 혜택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 수가 극히 저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수련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17일 오후 5시 기준 전공의 모집 지원자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한 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상급 연차 전공의들은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기대와 달리 복귀율이 낮았다”며 “오히려 정부의 지나친 낙관적 메시지가 반발심을 일으켜 역효과를 가져왔다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모집에 응시해야만 사직 전공의들이 수련 과정을 재개할 수 있고, 병역 입영 연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복귀를 원하는 전공의는 기존 제한 규정 없이 동일 과목·동일 연차로 복귀할 수 있도록 특별 수련 규정을 마련했고, 병역 의무를 연기해 수련을 모두 마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도 전공의들의 복귀를 설득하기에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수련병원장은 “정부가 모집 기간을 긴급히 연장한 이유는 지원자 수가 현저히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현재까지의 흐름으로 보면, 모집 기간 연장이 결과적으로 얼마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고 평가했다.
전공의 복귀는 병원과 의료계의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사직 전공의들이 대거 수련을 중단하면서 각 수련병원의 진료와 교육 체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모집은 3월 수련을 재개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해당 전공의들은 의무사관후보생 신분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모집의 연장 기한인 19일까지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추가적인 설득과 안내를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이미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 복귀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모집 연장이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이번 모집이 사실상 복귀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전공의들이 알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모집 마감일까지 최선을 다해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모집 마감 후에도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와 관련된 정책적 대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번 모집의 결과가 향후 수련병원 운영과 전공의 제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의료계와 정부 모두 긴장 속에 최종 지원 현황을 지켜보고 있다.
윤영민 선임기자
정치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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