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윤영민선임기자]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 정부가 관리하는 16대 설 성수품 가격이 품목별로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황 부진의 여파로 배추와 무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참조기와 고등어 등 수산물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사과와 한우, 닭고기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16대 설 성수품은 배추, 무, 사과, 배, 밤, 대추, 한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명태, 오징어, 갈치, 고등어, 참조기, 마른 멸치로 구성되어 있으며, 설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하는 품목들이다.
배추‧무 가격 급등: 작황 부진의 여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축산물품질평가원, 산림조합중앙회의 통계에 따르면, 배추와 무 가격은 작황 부진으로 인해 대폭 상승했다. 24일 기준 배추 소매가격은 한 포기당 4,839원으로, 전년 대비 52.9%, 평년 대비 41.6% 상승했다. ‘평년 가격’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최대‧최소치를 제외한 3년 평균 가격을 의미한다.
무 역시 한 개당 3,023원으로, 전년 대비 96.3%, 평년 대비 64.8% 상승했다. 배와 같은 과일 품목에서도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배(신고‧상품)의 평균 소매가격은 10개 기준 46,956원으로, 전년보다 39.6%, 평년 대비 40.4% 높은 수준이다.
수산물 강세: 참조기와 고등어 가격 급등
수산물 시장에서도 일부 품목의 가격이 급등했다. 고등어(국산 염장‧중품)의 소매가격은 한 손(두 마리)에 6,473원으로, 전년 대비 45.4%, 평년 대비 67.0% 상승했다. 참조기(냉동‧중품)는 한 마리당 1,959원으로, 전년 대비 24.9%, 평년 대비 28.0% 상승했다.
반면, 명태와 오징어 등 일부 수산물 품목의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며 전년 수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수산물 가격 변동은 설 명절 수요 증가와 함께 어획량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과‧축산물 가격 안정: 공급 상황 양호
사과(후지‧상품)의 평균 소매가격은 10개당 26,872원으로, 전년 대비 0.9% 하락했으나 평년과 비교하면 4.3% 높은 수준이다. 밤과 대추 등 임산물 품목은 지난해와 가격 차이가 없었다.
축산물 가격은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한우 1등급 등심의 평균 소매가격은 100g당 9,185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닭고기(1kg 기준) 역시 5,527원으로, 전년 대비 큰 변동이 없었다. 돼지고기와 계란 등 다른 축산물도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며 소비자 부담을 덜었다.
정부의 시장 안정화 대책과 전망
정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의 가격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 및 시장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설 명절 성수품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시 비축 물량을 활용해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정부의 시장 개입과 수급 조정이 일정 부분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은 대체 품목을 활용하거나 사전 구매를 통해 가격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가오는 설 명절,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정부의 안정화 대책이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윤영민 선임기자·부장 / 정치사회부 / e문화뉴스 news@emunw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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